차이나머니의 힘은 막강하고 위상이 높아졌다. 세계화의 가장 큰 수혜자인 중국은 이제 막강한 경제력으로 미국 정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차이나머니는 미국 금융 시장을 강력히 떠받치고 있어 미국 경제와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해 왔다.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한 때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가 아닌 배넌’이라는 소리까지 들으며 최고 실세로 부상했다.

그는 보수강경파이자 국수주의자로 악명 높았는데 대선전에서 위기에 빠진 트럼프를 회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아 백악관 최고 실세 자리에 올랐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휘몰아쳤던 반이민 행정명령을 주도 했고 정치참모인데도 국가안보회의(NSC) 핵심멤버로 외교안보사안까지 좌지우지했다.

그는 ‘미국우선, 불개입 정책’을 내세웠으며 친러 반중자로 평가 받았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때리기에서 중국 팬으로 변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도 “나는 시진핑 주석을 아주 좋아한다,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고 인정하고 빅딜을 이뤄낼 맞상대로 가까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에는 자신은 물론 딸 이방카, 사위 쿠슈너가 동시에 중국과 부동산 거래, 수입, 상표권 사업 등으로 방대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친 중국 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커넥션, 내통 의혹으로 심각한 발목을 잡혀 왔기 때문에 배넌의 친러 반중 정책을 버리고 친중정책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의 이러한 급선회는 보수 강경파, 국수주의자로 널리 알려진 배넌이 실세의 힘을 잃어버리고 친 중국 사업가인 사위 쿠슈너가 새로운 실세로서 입김과 조언으로 장인의 귀를 사로잡고 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으로 워싱턴 정가는 분석하고 있다.

배넌이 주도한 반이민 행정 명령들은 초판과 2판이 모두 연방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려 시행되지 못하는 등 내놓은 정책마다 좌초하고 말았다. 배넌은 정치적 감각이나 지론만을 내세워 내부 의견충돌만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대통령의 사위, 36세의 재러드 쿠슈너가 백악관 선임고문이 되면서 내부권력 투쟁에 돌입해야 했고 결국 쿠슈너에게 밀려 실세자리를 내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위와 배넌 간의 알력을 눈치채고 당장 집어치우라고 호통 치며 권력암투를 진화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배넌과의 거리두기에 나섰다.

배넌은 이미 국가안보회의에서 밀려나 외교안보 사안에서 손을 뗐다. 시리아 공격을 결정하는 백악관 회의에서 쿠슈너는 앞자리에 앉아 있지만 배넌은 뒷자리에서 참관하는 사진이 공개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배넌을 좋아하지만 그는 나의 선거 캠프에 뒤늦게 합류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특히 “나는 그를 알기전에 이미 다른 경선후보들을 물리쳤다”며 그의 선거공헌도까지 평가 절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내 권력 다툼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알아서 해결하지 않으면 자신이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 평론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배넌에 대한 해고 통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배넌의 토사구팽과 몰락은 단순히 백악관 내부 권력암투에서 실세가 바뀌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실세의 성향이 정반대여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내외 정책까지 급선회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대외정책에서는 미국우선주의가 사실상 포기된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토마호크 미사일 세례를 퍼부은 것은 명백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 시리아 불개입 정책’에 반하는 것이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대한 군사공격을 놓고도 미국우선, 불개입 원칙을 내세운 배넌은 반대한 반면 매티스 국방장관, 맥매스터 안보보좌관, 그리고 사위 쿠슈너는 찬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문제에 대해서도 “나의 책임”이라고 선언하고 적극 해결에 나서고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동시에 당근까지 제시한 것도 미국우선을 위해 아시아중시정책을 변경할 것처럼 보였던 트럼프 정책과는 거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