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 보복이 완화되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자회사인 인민망메인 화면에 강원도와 평창동계올림픽을 소개하는 동영상(玩转江原道（十）：江原道樱花节)이 20일 오전 한 때 소개되었다. 이 동영상은 인민망 한국지사에서 제작했다.

베이징 중국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7월에 관광 규제가 해제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한반도 배치에 속도를 내온 미국이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발해온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 지난 6~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플로리다에서 만났을 때 ‘사드 빅딜’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나흘 만에 트럼프와 다시 통화를 한 뒤 “트럼프 대통령과 상호 이해를 증진했고 양호한 업무 관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도 16일 트위터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에서 우리와 협력하는데 왜 내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겠는가”라고 말했다. 중국과의 ‘빅딜’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시진핑에 사드보복 중단 요구 = “사드 배치 관련 미국 측 입장을 시진핑 주석에 전달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직후 8일 오전 7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가진 약 20분간의 전화 통화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한 미국 측 입장을 시진핑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과 한미 동맹이 나(me)와 미국에 중요하다는 점 역시 시 주석에게 전달했다”며 “회담 중 한반도와 한국 관련 사안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고 전했다. 사드가 중국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가속화되고 있는 중국의 사드 보복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외교부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된 이후 미 의회와 워싱턴 채널, 한미 고위급 채널 등 한미간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 측이 중국에 사드 보복 철회를 요구하도록 노력해왔다.

◆미국 사드 다음 정권으로 미루나 = 미국 백악관 관계자가 16일 사드의 배치 및 운용과 관련해 “(한국의) 다음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백악관의 한 외교보좌관은 이날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전용기를 타고 오면서 기자들에게 사드의 배치 완료 및 운용 시점에 대해 “진행 중이다. 아직도 해결해야 할 몇가지 문제가 있다”며 “여타 정부 결정들처럼 몇주 또는 몇달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배치는) 진행 중이지만 솔직히 그들(한국)이 5월 초 다음 대통령을 뽑을 때까지는 (그럴 것)”이라며 “그것은 (한국의) 다음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속도조절 시사 = 국방부는 17일 미국 백악관 측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차기 한국 정부의 결정 사항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나온 것과 관련해 사드 배치를 신속히 마무리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 당국자는 “국방부가 대선 전에 사드를 배치한다고 밝힌 적이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문상균 대변인은 ‘사드 배치가 대선 이후에 마무리되는가’라는 질문에는 “현재 진행 상황을 봐서는 단기간에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변인은 “(사드) 부지 공여 절차가 한미간 협의 중에 있고 지금 마무리 단계”라며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서는 용역업체가 선정돼 준비작업은 진행되고 있고 부지 공여가 되고 기본설계가 나오면 그에 따라 추가 환경영향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드보복 단계적 완화 가능성 = 중국 내 한국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과 반한 감정이 미묘한 변화를 맞고 있다. 방관하던 중국 정부가 경찰력(공안) 강화 등 강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중국 당국은 반한 시위를 원천 차단하면서 분위기 꺾기에 들어갔다. 과격한 반한 시위에 대해 경찰력(공안)을 동원해 사전 차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도 완전히 없어진 게 아니기 때문에 안심하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인민망에 공개된 강원도 홍보 동영상은 중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올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동영상은 20일 오전 공개된 후 메인 화면에서 사라졌다.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은 한국의 동계올림픽을 벤치마킹해 동계스포츠 문화 향유 인구를 늘리는 것에 관심이 높았다.

취 푸 베이징TV 기자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가 아시아의 동계스포츠 문화 확산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 중”이라며 “많은 한국인들이 스키나 스노보드를 많이 즐기는 것처럼 동계스포츠 향유인구를 약 3억명까지 끌어올리고 싶어 하는 것이 중국 측의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릉과 평창에서 빙상경기와 설상경기가 나뉘어 열리는 것에 중국 취재진이 특히 지난번 개최된 테스트이벤트에서 주목했다. 중국도 2022년 한 시간 반 거리의 베이징과 허베이에서 각각 경기를 개최한다. 이에 따라 베이징TV와 허베이TV, 인민일보 자회사인 인민망으로 꾸려진 취재팀은 평창을 취재했다.